IPCC 5차 보고서 기후변화 시나리오 RCP 대표농도경로

오늘은 IPCC 5차 보고서 기후변화 시나리오 RCP 대표농도경로 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기후변화가 지구에 미치고 있는 과학적 영향과 앞으로의 예측을 전 세계 과학자들이 합심하여 분석한 것이 IPCC 평가보고서 입니다. (IPCC발간한 모든 보고서는 http://ipcc.ch 에서 확인하실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IPCC 제5차 종합보고서의 주제 1 ‘현재까지 관측된 변화와 그 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주제 2 ‘미래의 기후변화와 위험 및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본 보고서에서는 전 대륙에 걸친 지표 온도, 대규모 강수량, 몬순 (계절풍), 북극 해양빙, 해양의 열 함유량, 극한 기후 현상, 탄소 순환, 대기 중 화학물질 및 에어로졸, 성층권 오존의 영향, 엘니뇨 감방진동을 포함하는 기후 모델을 사용하여 미래의 기후변화를 전망하였습니다.

 

특히 IPCC 5차 보고서가 중요하게 참고되는 이유는, RCP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라고 불리는 “대표 농도 경로”를 제시하였기 때문입니다.

 

대표농도경로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4가지 경로에 따라 기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가정하여 설명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로서, 구체적으로 다음을 말합니다.

 

  • RCP 2.6 : 엄격한 온실가스 배출 완화를 통해, 전지구의 온난화 수준이 산업화 이전 기온보다 2℃ 이하로 상승하는 시나리오
  • RCP 4.5 : 중간 시나리오
  • RCP 6.0 : 중간 시나리오
  • RCP 8.5 :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매우 높은 시나리오
RCP 시나리오의 4가지 대표농도 경로
RCP 시나리오의 4가지 대표농도 경로

위의 그림을 보면, RCP 2.6 시나리오에 따르면 2060년 경을 기점으로 온실가스 배출은 넷제로에 도달하게 됩니다. RCP 8.5 시나리오에 따르면 2100년경 온실가스 배출량은 100 기가톤을 넘기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RCP 8.5 의 경우 회사의 비즈니스에 어떤 리스크가 발생할 것인지, 또 RCP 2.6 시나리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 얼만큼의 투자를 해야 하는지, 기후변화와 기업의 사업전략을 연계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TCFD 보고서입니다. (TCFD 보고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 블로그의 이전 글 “ISSB 표준 주요 내용 및 TCFD 보고서가 중요한 이유 – All About ESG” 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이 보고서는 2014년에 발표되었기 때문에 이 때까지만 해도 206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면 지구온도 상승을 2100년 전에는 2℃ 이내로 제한할 수 있으리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IPCC는 특별보고서를 발표하여 인류의 지구온도 상승 억제 목표가 2℃로는 부족하며 적어도 1.5℃ 로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고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2060년이 아닌 2050년까지 넷제로가 달성되어야 함을 제시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용어인 넷제로 2050은 이러한 배경 하에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RCP 2.6과 8.5 비교

다시 5차 보고서로 돌아와서, 가장 암울한 시나리오인 RCP 8.5와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인 RCP 2.6 이 두 가지만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RCP 시나리오 평균 지표온도 변화 예측
RCP 시나리오 평균 지표온도 변화 예측

먼저, 평균 지표온도 변화 예측입니다. 파란색 그래프는 RCP 2.6, 빨간색 그래프는 RCP 8.5 시나리오입니다. RCP 2.6에 따르면 2100년 이후 지구의 지표면은 더 이상의 온도 상승을 멈추고 서서히 하락하여 2300년 경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1 ℃ 이하로 온도상승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반면 RCP 8.5 시나리오 하에서는 2100년 이후에도 지구온도는 계속해서 상승하며 2300년 경에는 약 8℃까지 지표면의 평균온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2100년까지의 두 시나리오가 제시하는 지표 온도 변화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RCP 2.6과 8.5 평균 지표온도 변화 비교
RCP 2.6과 8.5 평균 지표온도 변화 비교

다음은 북극의 9월 해양빙 규모입니다.

북반구에서 9월 해양빙 규모의 변화
북반구에서 9월 해양빙 규모의 변화

RCP 2.6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북극 해빙이 급속히 감소하긴 하나, 인류가 2050 넷제로에 성공할 경우 더 이상의 추가적인 해양빙 감소는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RCP 8.5 시나리오에 의하면 2070년경, 9월의 북극 해빙은 완전히 소멸하게 됩니다.

이러한 북극 해빙감소는 필연적으로 전지구적인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게 됩니다.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의 변화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의 변화

RCP 2.6 시나리오에 의하면 2050 넷제로를 달성할 경우 해수면은 2100년까지 약 0.4m 상승하는 데에 그치지만, RCP 8.5 시나리오에 의하면 2100년경 전지구의 해수면은 평균적으로 약 0.7m, 최대 1m까지 상승하게 됩니다.

 

이를 지도상에서 나타내면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RCP 2.6과 8.5 평균 해수면 높이의 변화 비교
RCP 2.6과 8.5 평균 해수면 높이의 변화 비교

그 밖에,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할 방법을 찾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의한 온난화는 몇백 년의 기간이 지나도 사실상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 현상을 2℃  미만으로 제한하려면 모든 인위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총 누적 배출량이 3,650 기가톤 이하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 중 절반이 이미 2011년 전에 배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후변화는 자연과 인간계에 어떤 위험을 가져올까요?

 

기후변화에 의한 미래의 위험 및 영향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위험은 지리적으로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으며, 개발수준을 막론하고 모든 국가에서 취약계층 및 지역사회가 상대적으로 큰 위험에 노출되게 됩니다.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이 1℃만 상승해도 일부 위험은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나며, 지구 평균 기온이 4℃ 상승하면 전지구적 위험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하네요.

 

이러한 위험은 높은 기온과 높은 습도로 인해 발생하며, 많은 생물종의 멸종, 식량 안보에 대한 막대한 위험, 인류의 일상 활동 제약 (일부 지역에서는 1년 중 얼마 동안 식량 재배나 야외 활동이 제한됨)이 포함됩니다.

 

특히 생물종의 멸종 위험은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라고 하는 RCP 2.6 시나리오에서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에서도 온난화, 해양빙 손실, 강수량 변동, 하천 유량의 감소, 해양 산성화 및 해양의 산소 수준 저하 등으로 인해 해양 생물종의 감소 및 멸종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050년 이후 최대 잠재 어획량의 변화
2050년 이후 최대 잠재 어획량의 변화

 

위 그림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최대 잠재 어획량이 2010년 대비 50% 까지 감소하는 지역을 보여줍니다.

 

지구 기온이 2℃ 상승하면 해양 종의 지리적 범위가 이동되기 때문에 21세기 중반까지 어획잠재량은 중-고위도 지역에서는 증가하고 열대 위도 지역과 반폐쇄해 (semi-enclosed sea)에서는 감소함을 보여줍니다.

 

내륙지역의 변화를 살펴보면, RCP 8.5 시나리오 하에서 21세기 말까지 현재 건조지역의 가뭄 빈도수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고위도 지역의 수자원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간 수자원 경쟁을 심화시킬 것입니다.

 

또한 열대 및 온대 지역에서의 밀, 쌀, 옥수수의 수확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대로 일부 지역에서는 이들 작물의 수확량 증가에 따른 혜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작물의 종류, 지리적 위치 및 적응 시나리오에 따라 식량 안보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다양하게 전망되지만, 확실한 것은 지구 기온이 4℃ 이상 상승할 경우 전세계의 식량안보는 막대한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21세기 중 농작물 수확량의 변화
21세기 중 농작물 수확량의 변화

한편, 기후변화가 경제 부문에 미치는 손실의 규모는 추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5℃ 상승할 경우, 전지구적 경제 연간 총 손실은 소득의 0.2~2 %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23년 현재 전세계 GDP는 96조 5,1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 중 2%면 1조 9,300억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1,900조에 달하는 금액이 기후변화로 인해 손실될 것이라는 전망이죠.

 

특히나 이러한 경제적 손실은 전세계에 고르게 분포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할 여력이 없는 개발도상국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기후변화가 경제성장과 빈곤퇴치를 더디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빈곤의 덫을 놓게 되기 때문입니다.

 

도시지역은 폭염, 폭우, 대기오염, 물부족에 의해 주민과 자산에 대한 위험이 초래되며, 비도시지역에서는 수자원 가용성, 식량 안보, 농작 지역 변화로 인한 농촌수익 감소 등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IPCC 5차 기후변화 시나리오 RCP 대표농도경로 의 결론

 

이 시나리오의 결론은 RCP 2.6를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 하에서 지구온난화는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대로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2050년 경에 0에 수렴하게 만든다 하더라도, 지구 표면 온도는 수세기에 걸쳐 현재의 상승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 년 안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광범위한 수준에서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해 초래된 인위적 기후변화는 수 세기에서 수 천년이 지나도 회복될 수 없는 비가역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오직 RCP 2.6 시나리오 하에서만 장기적으로 평균 지구 온도를 안정화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비록 즉각적인 회복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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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전 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의 미래를 예측한 결과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어떤가요?

 

이제 왜 전세계 수많은 과학자들과,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이 넷제로 2050을 외치고 있는지, 조금 공감이 가시나요?

 

지표면 온도, 해수면 상승, 생물종, 경제적 손실, 그 어떤 면을 보더라도, RCP 2.6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경로에서는 2100년 이후 인류의 미래가 상당히 암울하다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우리 너무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는 말기로 해요.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일명 COP)에서 다루어져 왔으며, 많은 기업인들과 정부인사, 국제기구, NGO들이 합심하여 그러한 암울한 미래가 도래하지 않도록, RCP 2.6 경로를 따라가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으니까요.

 

IPCC 6차 보고서가 발간되면 지난 10년간 인류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고 있는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이 지구의 기후시스템에 실제로 어떤 변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디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All About ESG에서는 IPCC 6차 보고서가 공개되면 주요 내용을 바로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ll About ESG

안녕하세요 탄소요정입니다. 저탄소 지구를 향한 흥미로운 여정, 지금 저와 함께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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