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탄소중립 제품의 실체

아마존은 Net Zero 달성을 위해 Climate Pledge Friendly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오늘 글에서는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탄소중립 제품 에 대해 자발적 탄소시장의 관점에서 설명해드립니다.

아마존에서 직구 쇼핑을 하다 보면 “Climate Pledge Friendly” 라는 초록색 배지가 달린 제품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이 초록색 배지는 아마존이 인정하는 친환경 제품에만 달아주는 일종의 프리미엄 표시인데요. 아래 그림처럼 표시가 됩니다.

아마존 친환경 제품 배지 Climate Pledge Friendly
아마존 친환경 제품 배지 Climate Pledge Friendly

현재 아마존에서 Climate Pledge Friendly 배지를 받을 수 있는 인증은 총 43개가 있습니다. 인증의 종류에는 안전한 화학물질 사용, 동물복지, 친환경 디자인, 에너지효율, 공정무역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현재 약 25,000개의 제품이 아마존으로부터 이 배지를 받아 친환경 제품으로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인증 43종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인증 43종

그 중 탄소중립 제품 인증은 총 4개 입니다.

  1. 첫번째는 Carbon Fund에서 발급하는 Carbon Free Certification
  2. 두번째는 Natural Capital Partners에서 발급하는 Carbon Neutral Product Certification
  3. 세번째는 SCS Global Service에서 발급하는 Carbon Neutral Certification
  4. 마지막으로 Climate Partner가 발급하는 Climate Neutral Certification 입니다.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탄소중립 인증 4종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탄소중립 인증 4종

만일 어떤 제품의 상세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발견하셨다면, 해당 제품은 탄소중립 제품이라는 의미입니다.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탄소중립 인증 Carbon Free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탄소중립 인증 Carbon Free

현재 Climate Pledge Friendly 제품 중 Carbon Fund의 Carbon Free를 받은 제품은 약 350개, Neutral Capital Partners의 Carbon Neutral을 받은 제품은 약 365개, SCS Global Service의 Carbon Neutral을 받은 제품은 약 2,000개, 그리고 Climate Partner의 Climate Neutral을 받은 제품은 약 3,000개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 중 약 5,600개 이상이 탄소중립 제품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탄소중립 제품이란,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이산화탄소가 모두 제거 (흡수 또는 상쇄)되어 이산화탄소의 순배출량이 0 이라는 의미이죠.

※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계산하는 방법은 블로그의 이전 제품 탄소발자국 계산하는 법”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채취, 운송, 또 공장에서의 제조, 완성품의 유통 등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각 단계마다 어느 정도의 탄소배출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모두 어디로 갔다는 걸까요?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와 “자발적 탄소시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모든 기업들은 이윤창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킵니다. 꼭 제조업이 아니더라도, 구글이나 Microsoft와 같은 IT 기업들도 서버 유지에 어마어마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업의 형태와 상관없이 탄소배출은 피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이를 제재하고, 적극적인 감축활동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기업에게는 advantage를 주기 위해 교토의정서 제17조에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라는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들에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양을 사전에 할당하고, 이를 초과하여 배출하려면 돈을 주고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한 것입니다. 자신에게 할당된 양보다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는 할당량 (즉 남는 “배출권”)을 초과배출 기업에게 돈을 받고 팔 수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환경공단-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기업들이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가고 매출이 증가하면 생산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이 배출권 할당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축소되거나 또는 더 이상 확장할 수 없게 되는 폐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Covid19 팬더믹 기간 동안 전세계 많은 기업과 공장들이 셧다운 되면서, 2020년~2021년의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러한 기업의 피해를 줄이고, 또 한편으로는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여지를 열어둔 것이 바로 “상쇄”라는 제도입니다.

만일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이 60인 A라는 기업이 100만큼의 탄소를 발생시켰다고 해봅시다. 그럼 이 기업은 40만큼의 배출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그런데, A 기업이 개발도상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나 폐기물 처리사업, 숲 조성 사업 등 온실가스를 감축시키는 사업에 투자를 해서 30 만큼의 온실가스가 감축되었다고 칩시다. 그러면, A 기업의 온실가스 발생량은 결론적으로 70인 것으로 인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즉 초과된 10만큼의 배출권만 구매를 하면 되는 것이죠.

이때 기업이 40만큼의 배출권을 그냥 돈 주고 사는 게 싸게 먹힐지, 개발도상국에 투자를 해서 30을 상쇄시키는 투자비용이 싸게 먹힐지는 각 기업의 판단에 맡깁니다. 때문에 이러한 기업의 배출권 전략을 컨설팅해주는 전문 컨설팅 회사들도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처럼 개도국에 투자해서 상쇄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감축사업을 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 이라고 부릅니다.

CDM은 곧 기업들의 “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롭게 그 요건을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어떤 감축사업이 CDM 사업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 사업이 정말로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있는지, 그 감축량이 정확히 얼만큼인지 수치로 계산 가능해야 하고 (그래야 상쇄되는 배출권의 양을 산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 근거가 과학적, 기술적으로 증명되어야 하죠.

(CDM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기후변화 홍보포털의 청정개발체제 (CDM)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보니, 어느 정도 감축효과가 있는 건 알지만 이를 정확히 수치로 계산해내기가 어렵거나, 아직 그 기술적 근거가 확실하게 증명되지 못한 경우, (혹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해도 전략적으로 처음부터 CDM이 아닌 자발적 탄소시장을 겨냥한 감축사업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한 사업들에서 감축된 온실가스 감축량을 거래하는 시장이 바로 “자발적 탄소시장”입니다.

자발적 탄소시장의 수요자 – 탄소중립 제품의 판매자

쉽게 말해, 자발적 탄소시장이란 배출권 거래제도 “밖”에 있는 감축사업을 통해 감축된 배출량을 기업들이 좀 더 자유롭게, 그리고 좀 더 저렴하게 사고 팔 수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CDM사업도 아니고 배출권 상쇄로 인정 받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감축량을 구매하는 수요자가 과연 있을까요?

놀랍게도 있습니다. 게다가 아주 많습니다.

애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할당 받아 돈을 주고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기업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기업 전체 중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주로 대량의 전기를 소비하며 다량의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이 이 배출권 할당 대상에 속합니다. 그 외 나머지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 등은 사실상 얼마든지 마음껏 이산화탄소를 내뿜어도 아직 어떤 규제를 받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배출권거래제 대상이 “아닌” 기업 중에, 그래도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 소비자에게 우리의 노력을 어필하고 싶다, 투자자들에게도 환경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 하는 기업이 바로 이 자발적 탄소시장의 수요자입니다.

아마존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왜 이렇게 복잡한 배출권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헷갈리시지요?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위에서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인증 중 탄소중립 제품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그 탄소중립이 지금 설명 드린 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이루어진다는 걸 설명하려고 했던 겁니다.

(긴 호흡을 따라와주신 분들, 잘 하셨습니다 짝짝짝!)

아마존 Climate Pledge Friendly 탄소중립 인증 받는 법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 아마존의 4개 탄소중립 제품 인증 중 그나마 가장 제대로 된 인증이라고 할 수 있는 Carbon Fund의 Carbon Neutral 인증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00% 저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Carbon Fund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시면 (carbonfund.org), 현재 진행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사업 4개, 숲 조성사업이 5개, 재생에너지 사업이 7개 진행되고 있네요.

Carbon Fund의 에너지효율 프로젝트
Carbon Fund의 에너지효율 프로젝트

 

Carbon Fund의 숲 조성 프로젝트
Carbon Fund의 숲 조성 프로젝트

 

Carbon Fund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Carbon Fund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그리고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감축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아래와 같이 돈을 받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300달러를 내면 한 사람이 1년간 배출시킨 이산화탄소가 상쇄된다고 하네요. 또 한 사람이 살면서 평생동안 배출시킨 이산화탄소를 모두 상쇄하는 데에 20,400달러면 된다고 합니다.

다시 아마존으로 돌아와서, 만일 B라는 기업이 칫솔 하나를 만드는 데에 8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고 해봅시다. 이 칫솔을 1년에 1,000개를 팔았다면, 1년 동안 8톤의 탄소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B 기업은 Carbon Fund에 해당 금액인 100달러를 지불하고, Carbon Fund는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해당 양만큼의 배출권을 구매하여 B기업의 배출량을 상쇄해줍니다.  그러면 B 기업은 자신의 제품을 탄소중립 제품으로 홍보할 수 있고, 이게 바로 자발적 탄소시장이 돌아가는 메커니즘인 것입니다.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비난 – 그린워싱 문제

이러한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해 비난도 있습니다.

2022년 9월 SK루브리컨츠는 국내 최초로 “탄소중립 윤활유”를 출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미국의 탄소배출권 인증 기관인 베라 (Vera)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하여 배출량을 상쇄하였다는 의미에서 ‘탄소중립 제품’이라고 홍보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환경단체는 SK루브리컨츠가 아무런 감축활동도 하지 않고 그저 돈으로 배출권을 사서 “탄소중립 제품”으로 홍보하는 것은 전형적인 그린워싱이라며 해당 제품을 허위, 과장 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게 신고한 상태입니다. . (관련기사 : “SK ‘탄소중립’ 윤활유는 가짜 탄소중립? … 환경단체, 공정위에 ‘그린워싱’으로 신고”)

아마존이 시행하고 있는 Climate Pledge Friendly 정책 역시 동일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피해가기 위해 아마존에서는 탄소중립 제품 인증을 받으려는 기업에게 먼저 적극적인 감축활동을 하고, 그럼에도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탄소에 대해서만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상쇄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이처럼 손쉽고 저렴한 자발적 탄소시장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러한 폐해를 줄이기 위하여 한 번 발행된 배출권에 일련번호를 부여하여 이중 발행을 막는 등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들이 고안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자발적 탄소시장에서의 배출권은 통합된 검증기준이 없어 나라마다 모두 다른 검증기준이 적용되는 등 투명성과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아마존의 Climate Pledge Friendly 인증 중 탄소중립 제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비슷한 가격에 같은 기능을 하는 제품이라면 기왕이면 Climate Pledge Friendly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당연히 지구환경을 위한 더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Climate Pledge Friendly 프로그램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운영되는지, 어떤 부분이 더 보완되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구매하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소비라고 할 수 있겠죠?

앞으로 아마존에서 Climate Pledge Friendly 제품 중 탄소중립 인증 제품이 보이면 All About ESG 를 기억해주세요 ^^

 

(Carbon Fund의 Carbon Free Certification 관련 문의 : contact@allaboutesg.net)

All About ESG

안녕하세요 탄소요정입니다. 저탄소 지구를 향한 흥미로운 여정, 지금 저와 함께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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